<쿤둔(Kundun)> 1997년 작, 마틴 스콜 세지 감독, 1941년에 태어나 세 살에 레팅 린포체('린포체'는 영적 스승을 의미하는 칭호임)에게 발견되어 쿤둔'(The Presence, 고귀한 존재)의 자리에 오르고 18세에 달라이 라마로 등극한 후 중국의 티베트 침략 때문에 인도로 망명을 떠난 살아있는 티베트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삶을 다룬 영화입니다. 영화는 선과 악 어느 한쪽에 손을 들어주지 않은 채 어린 달라이 라마의 눈으로 세상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달라이 라마
티베트 불교는 라마교라고 합니다. 라마교는 티베트의 토속신앙과 불교가 접목된 일종의 변형된 불교입니다.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 불교의 최고 수장을 가리키는 세습명이며 동시에 티베트의 통치자를 의미합니다. 어원의 달라이는 몽골어로 '큰 바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라마는 테베트어로 '스승'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달라이 라마는 '큰 바다와 같은 넓고 큰 지혜를 가진 스승'이라고 합니다. 테베트인들은 달라이 라마를 '쿤둔'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달라이 라마라는 호칭은 1578년에 몽골을 장악한 칭기즈칸의 아들은 종교적인 지지를 받고 싶어서 티베트의 최고 승려를 몽골로 초대한 후 달라이 라마라는 호칭을 하사하면서 불려졌다고 합니다. 티베트 불교에서 역대 달라이 라마가 대를 이어온 방식은 조금 특별합니다. 달라이 라마가 죽게 되면 죽은 당일 새로운 아기로 환생한다고 믿고 죽는 날 환생한 어린아이를 찾아 필요한 테스트를 거친 뒤 절차에 의해 그 자리를 이어가게 됩니다.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 사람들의 영적 지도자와 정치적 지도자가 되어야 합니다. 14대 달라이 라마로 1935년 13대 달라이 라마가 죽은 날 태어납니다. 중국과 티베트 국경지대에서 14대 달라이 라마을 찾았는데 그는 13대 달라이 라마가 아니면 절대 모를 질문에 척척 대답을 하고 다섯 살 나이에 '텐진 캬초'라는 법명을 받고 14대 달라이 라마에 즉위를 하게 됩니다.
티베트 수난과 망명
티베트는 오랫동안 독립국가였습니다. 중국 청나라 때 청나라의 영토가 되었으나 청나라는 티베트와 달라이 라마의 자주권을 인정해 주었습니다. 20세기 초 청나라가 멸망하자 티베트는 독립을 선포합니다. 하지만 중국은 독립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2차 세계대전 후 공산화된 중국은 1957년 티베트를 침공하고 평화롭던 티베트인들의 삶을 송두리째 뽑혀 풍전등화와 같은 신세가 됩니다. 순수하고 평화롭기 그지없는 티베트인들은 아무런 무기도 없이 중국군의 총칼 앞에 처참히 살해되고 맙니다. 사춘기를 맞은 달라이 라마는 저항 한 번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1959년 18세 나이에 중국의 감시를 피해 긴 망명길에 오릅니다. 일부 국민들은 독립시위를 하지만 중국의 잔혹한 진압에 수많은 사람이 학살됩니다. 또 중국은 문화 대혁명으로 4,500여 개의 사원이 폐쇄시키고 헤아릴 수 없는 많은 티베트인들이 갇히거나 행방불명되었습니다. 1950년부터 1965년 사이에 120만 명에 달하는 티베트인이 무참히 죽었습니다. 우리도 익히 뉴스나 유튜브를 통해 고통받고 있는 티베트인들의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러나 UN을 비롯한 세계 강대국들은 티베트를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히말라야 기슭, 하늘과 맞닿은 땅 티베트, 영혼의 땅에서 욕심 없이 살던 티베트인들은 중국군의 군화와 총칼에 무참히 짓밟히며 죽어가게 됩니다. 티베트인들의 삶을 지켜주지 못하고 밤에 몰래 빠져나간 소년 지도자는 인도로 망명을 합니다. 그리고 지도자 없는 티베트는 중국에 의해 공산화가 됩니다. 티베트를 점령한 중국은 티베트인들을 관리하며 폭정을 일삼습니다. 이를 견디지 못하고 많은 티베트인들이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인도로 망명을 한다고 합니다.
티베트의 독립
달라이 라마는 인도의 다람사라에 망명정부를 세우고 오랫동안 티베트의 독립을 위해 노력을 합니다. 오랜 기간이 흘렀지만 티베트의 독립은 쉽지 않고 티베트인들의 삶은 고통스럽습니다. 달라이 라마의 독립에 대한 노력이 인정되어 198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결국 2005년 달라이 라마는 독립을 포기하고 티베트를 중국령으로 내어 주기로 결정합니다. 끊임없이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원했지만 중국의 폭압에 티베트인들의 삶의 안정을 위해 독립을 포기했지만 티베트인들은 과연 기뻐했을까?라는 의문이 듭니다. 달라이 라마의 비폭력 투쟁은 결국 막을 내리고 티베트가 공산화되고 중국령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티베트인들의 삶은 좋아졌을까요, 아닙니다. 그들은 아직도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요즘 티베트인들 사이에 달라이 라마의 비폭력 저항에 대한 비판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50년 동안 비폭력 저항을 통해서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14대 달라이 라마는 지금도 국제사회에 티베트의 독립과 안전을 부르짖고 있으며 많은 티베트인들이 독립 시위를 하고 있지만 중국의 태도는 변화지 않고 또 여러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쿤둔(Kundun)> 영화에서는 티베트인들의 삶 속에 깊이 뿌리내린 티베트 불교의 영적인 생활을 중요시하는 티베트인들의 정신이 잘 드러나 있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조금 답답해 보이고 지루한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