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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힘들고 지칠 때 보는 인생 영화

by 허니남 2023.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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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To live)> 1994년 작품, 공리, 갈우 주연의 소설 '활착'을 각색한 장이모 감독의 초창기에 제작하였으며 한 가족과 주변 인물들이 시대적 사건 속에서 겪는 다양한 위기와 좌절하는 상황들을 담담하게 그려내 근대를 살아온 중국인들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장이모 감독의 인생(To live)

 

인생의 시작

1940년대 중국, 부귀는 지주의 아들로 경제적 풍요와 아름다운 아내를 얻어 부러울 것이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는 도박에 빠져 전 재산을 잃게 되고 남편의 도박을 만류하다 지친 아내는 임신한 상태로 딸 봉화를 데리고 친정으로 갑니다. 재산을 잃은 충격으로 부귀의 아버지는 죽고, 그는 늙은 어머니를 모시고 남의 집 문간방에 세 들어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림자 극을 하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갑니다. 어느 날 아내가 아들 유경을 안고 돌아옵니다. 비록 가난하지만 마음만은 편한 나날을 보내며 살아갑니다.

 

국공내전과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1949년 중국에서 항일 전쟁이 끝난 후 중국 제건을 둘러싸고 국민당과 공산당 사이에 내전이 일어납니다. 부귀와 그림자 극의 단원들도 군대에 징집되어 끌려갑니다. 부귀는 동료 춘생과 동고동락하며 공산당을 따라다니다가 집으로 돌아옵니다. 집에 와보니 아내 가진은 벙어리가 된 딸 봉화와 아들 유경을 데리고 물배달을 하며 끼니를 연명하고 있었습니다. 국공내전에서 국민당이 물러나고 마오쩌둥 공산당이 정권을 잡습니다. 어느 날 도박 빚으로 자신의 집을 차지하여 지주가 된 용이가 사람들 앞에서 처형되는 것을 목격합니다. 만약 부귀가 도박으로 재산을 잃지 않았다면 자기 자신이 그렇게 되었을 것이라 생각하니 사는 게 두려워집니다. 그러니 전쟁 중에 받아 둔 공산당 증명서를 애지중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당을 위해 일했다는 증명서가 필요하게 된 것입니다.

 

대약진 운동과 문화혁명

마오쩌둥 정부가 들어서면서 지주들은 발붙일 곳이 없게 되고 평범한 시민이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무기를 만들기 위해 가정에 있는 모든 쇠붙이를 모을 정도로 공산당은 개인의 재산이나 자유를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모두 함께 공장에서 일하며 오로지 당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야 살 수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림자 극을 하던 부귀는 아들 유경의 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사고를 낸 장본인은 공산당 간부가 된 그림자 극단의 옛 동료 춘생이었습니다. 

1966년 문화혁명이 일어나고, 부귀는 그림자 극의 주인공들이 황제나 가진 자들이라는 이유로 더 이상 공연을 할 수 없게 됩니다. 또 춘생은 유경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어느 날 사라집니다. 딸 봉화는 다리에 장애가 있는 당 간부 청년과 결혼을 하지만 문화혁명으로 의사 없이 홍위병들로 채워진 병원에서 불행하게도 아이를 낳다 죽고, 부귀와 아내 가진은 봉화의 아들 손주를 데리고 살아갑니다.

 

인생사 새옹지마

 <인생(To live)> 영화는 한 인생의 여로를 빠르게 따라가고 있습니다. 중국이 공산화되면서 가진 자들이 부르주아로 낙인찍혀 숙청당하거나 처형되었습니다. 정치적 격변기를 거치면서 부귀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갑니다. 부귀가 그대로 지주로 남아 있었더라면 아마 속임수를 써 부귀의 재산을 빼앗은 용이처럼 처형을 당해을 것입니다. 부귀의 삶이 그러했듯이 우리의 삶 또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음을 다시 한번 새겨봅니다

영화의 마지막에 부귀는 소가 크면 무엇이 되는지를 물어보는 손자의 물음에 옛날의 그와는 다른 대답을 합니다. 소의 성장은 이제 더 이상 공산주의가 될 수 없음을 그는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성장을 해도 결국 체제나 시대의 큰 흐름 앞에서는 어쩔 수 없다는 체념 섞인 깨달음 일수도, 더 이상 희망을 없는 공산주의에 대한 비판일 수도 있습니다. 영화는 두 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에 인생의 단면을 조금 맛보게 해 줄 수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그 씁쓸함만이라도 우리는 충분히 여지를 얻게 됩니다. 인생이란 영화는 그래도 슬프지도, 서글프지도,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다고 말합니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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