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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권력과 굴종의 영화

by 허니남 2023.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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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1992년 작, 박종원 감독 작품으로 홍경인과 최민식 배우가 출현했으며 이문열 작가의  중편 소설을 텍스트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시골 국민학교(초등학교)를 무대로 부조리한 권력의 형성과 몰락, 권력의 이동이 어떻게 이동되는가를 잘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박종원 감독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과거의 회상

사회의 부조리함과 권력, 암투에 염증을 느낀 한병태는 회사를 그만두고 폐쇄된 공간인 학원에서 1년째 학원 강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국민학교(초등학교) 최 선생님의 부음 소식을 듣게 되고 상가로 발걸음을 옮기게 되는데 삼십 년 전 5학년 2반 급장이었던 엄석대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기차를 타고 가면서 영화는 과거 속으로 달려갑니다.

 

부조리에 맞서다

자유당 시절, 한병태는 공무원인 아버지를 따라 서울에서 시골학교로 전학을 왔지만 시골 국민학교는 도시학교에 비해 초라하고 볼품이 없어 병태는 실망을 합니다. 5학년 2반 급장인 엄석대는 선생보다 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아이들을 통제합니다. 병태는 담임 최 선생이나 반 아이들로부터 냉대를 받게 되고 더욱이 급장 엄석대는 병태의 앞에 거대한 산처럼 다가옵니다. 엄석대의 말이라면 아무도 거부할 수 없는 이상한 상황을 도시에서 전학을 온 병태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 석대에 병태는 대항을 합니다.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병태는 석대의 말을 듣지 않고 평등한 교실에서의 계급의 존재를 거부하고 호기롭게 현실의 부조리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병태의 학교 생활은 엉망이 되고 맙니다. 석대의 힘은 그 누구도 대항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하고 절대적입니다. 그의 뒤에서 담임 최 선생에 비호까지 있기 때문입니다. 

공부로 석대를 눌러 상황의 반전을 꾀하지만 역부족입니다. 석대는 공부도 전교 1등을 맡아놓고 하기 때문입니다. 점점 병태는 무력감에 빠져들게 되고 성적도 떨어지며 담임 최 선생의 눈에 말썽꾸러기로 낙인을 찍혀 눈총을 받기까지 합니다. 하루하루 고통이 날들이 계속될 무렵, 유리창 청소 사건이 발생합니다. 유리창 청소를 끝내게 되면 석대에게 검사를 받을 정도로 대부분의 학급의 일들은 석대의 손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석대는 병태가 닦아놓은 유리창에 불만을 표시하고 병태를 괴롭힙니다

권력의 편입

결국 병태는 석대에 대한 도전을 포기하고 권력에 편입하기로 합니다. 그제야 병태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상황, 안락감을 느낍니다. 병태는 석대의 보호아래 이인자의 자리에 오르게 되고 충복이 됩니다. 도전을 포기하는 순간 일신이 편하고, 권력의 달콤함이 뒤따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권력은 인간의 변화 속도를 더 빠르게 만드는지 모르겠지만 병태의 도전은 순응으로 더 급속도로 전환됩니다.  석대의 시험 성적이 모두 가짜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석대를 배신하고 고자질할 수 없을 만큼 그의 힘에 의지하며 살아갑니다. 

권력의 이동

그러던 어느 날, 새로 부임한 담임 김 선생이 오게 되고 석대는 위기를 맞이합니다. 젊고 유능한 담임 김 선생은 아이들에게 정직과 진실, 용기에 대한 신념을 심어주려고 노력하며 석대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결국 석대의 부조리한 힘에 대해 알게 되고 엄석대의 왕국은 붕괴됩니다. 담임 김 선생은 석대의 시험지가 그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하고 아이들을 추궁한 결과 아이들은 모두 석대의 비행을 털어놓게 됩니다. 그러나 병태는 모른다고 합니다. 자신에게 편안한 삶을 제공해 준 석대에 대한 의리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석대는 담임 김 선생의 힘과 반 아이들의 배신을 견디지 못하고 학교를 뛰쳐나간 뒤, 밤에 몰래 교실로 들어와 불을 지르고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 후 병태는 다시 서울로 전학을 가게 되고 세월이 흘러 오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병태는 그동안 석대가 어디선가 반드시 힘을 가진 자로서 한몫 단단히 챙기고 있으리라는 생각을 지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담임 최 선생의 상가에 간 병태는 손에 수갑을 찬 채 형사들과 떠나는 석대의 뒷모습을 보며 씁쓸해합니다. 또 최 선생의 장례식에 찾아온 김 선생은 국회의원이 되어 나타납니다. 정의와 공정을 외치고 엄석대 왕국을 무너뜨린 그는 정치인의 모습으로 등장하며 또 다른 일그러진 영웅을 그려 냅니다. 영화를 그렇게 인간의 양면성을 슬그머니 꼬집습니다.

부패한 권력의 힘

시골 국민학교(초등학교)를 무대로 부조리한 권력의 형성과 몰락, 그리고 권력이 어떻게 이동되는가와 권력의 속성을 잘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부패한 사람들이 만든 권력은 부패할 수 박에 없고 그 권력의 힘에 압도당한 반 아이들은 그것에 대항할 용기가 없습니다. 병태의 행위만 보아도 그렇습니다. 부조리한 권력을 알고 있으면서도 혼자서 대항하기에 너무 힘이 듭니다. 그러니 권력의 비호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권력은 이동합니다. 권력은 영원히 한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새 담임 김 선생이 부임해 오고 새로운 권력이 형성되자 반 아이들은 엄석대의 비리를 고발하고 새로운 권력 아래로 편승하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안락함과 평화로운 삶을 추구합니다. 그러나 그 평화가 부패한 권력과 결탁되어 있거나 부조리를 묵인하고 얻어진 것이라고 할 때 과연 그것이 바람직한 것일까 하고 반문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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